2025. 6. 2. 01:49ㆍ카테고리 없음
*:.。..。.:+・゚ ゜゚・*:.。..。.:+・゚ ゜゚・**:.。..。.:+・゚ ゜゚・*:.。..。.:+・゚ ゜゚・*
오노추🎶 원위 - 오래된 음악가의 추억

6일 차 (5/29)
베네치아 숙소
네이버
link.naver.com
숙소 찾아갔는데 현관도 없이 냅다 집 문만 나와있어서 당황... 문 열고 들어갔더니 우릴 반긴 것은 쌩 돌바닥 반지하 거실과 수많은 나방파리... 엄마가 더위를 많이 타서 집주인한테 에어컨 리모컨 어딨냐고 물어보니 이탈리아는 아직 여름이 아니고 실내 온도는 20 몇 도로 맞춰져 있고 현재 실외 온도는 20 몇 도라며 절구절구 단호히 설명하심... 아니 근데 여긴 그냥 일반 가정집이 아니라 여행객을 위한 숙소잖아요... 나랑 언니는 별로 안 더워서 괜찮았고 다행히 숙소 안에 선풍기가 있긴 했음... 2층 돌아다니면 진심 나무 삐걱삐걱 집 무너지는 소리 나고 화장실 세면대 샤워기 손잡이 더러워 보여서 만지기도 싫고... 아침에 불 켰더니 벽이랑 바닥 사이로 샥 사라지는 거미 발견했을 땐 진짜 울뻔했고... 마지막 날엔 모기와의 사투를 벌였다...... 기차역이랑 5분 거리라는 것이 이 숙소의 유일한 장점이었다. 3인 2박 약 89만 원. 교통이 잘 돼있어서 베네치아 본섬이 아니라 다리 건너기 전 외곽에 숙소를 잡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베네치아는 관광세가 있다. 베네치아 숙소에 머무르는 사람은 인당 1박에 3유로를 숙소에 지불해야 한다. 베네치아 숙소에 머무르지 않지만 베네치아를 관광하는 사람들은 액세스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베네치아 숙소에 머무르는 사람은 면제를 받을 수 있다. 방금 베네치아 숙소에 머물면 돈 내야 된댔으면서 왜 또 면제라고 말을 바꾸냐고? 나도 모른다. 집주인이 절구절구 설명해 준 사이트에서 면제 다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날 퇴실하고 공항 도착하니까 관광세 내고 가는 것을 잊었담서 어플로 청구하더라. 그래요... 이미 숙박비로 5억 냈지만 3만 원 더 뜯어가세요... 그 돈으로 에어컨이나 좀 틀어주시길...... 참고로 에어비앤비에서 집주인이 청구한 금액을 지불하려면 어플 내 도움 지원에 들어가면 된다. 이미 청구했댔는데 어디에도 보이질 않아서 한참 헤맨 다음에 겨우 결제할 수 있었다.

La Lista Venezia
La Lista Venezia · Venice, Metropolitan City of Venice
www.google.com

숙소에 짐을 놓고 나온 후 집 바로 앞에 있는 음식점에 갔다. 햄버거 피자 파스타 어니언링을 시켰는데 파스타는 해물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개인적으로 싫었고 나머지는 다 맛있었다. 숙소 때문에 충격을 받았는지 피자를 다 못 먹고 포장해 와서 저녁에 컵라면이랑 같이 먹었다. 여기서 브런치를 먹고 싶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이미 브런치가 끝나서 다음 날 아침에 다시 가서 브런치를 먹었다.

숙소 근처에 있던 카페에서 젤라또랑 커피를 먹었다. 로마나 피렌체에서 먹었던 젤라또는 다 맛있었는데 베네치아에서 먹었던 젤라또는 거의 다 별로였다. 어딘가에서 산처럼 쌓아놓고 파는 젤라또는 가짜라고 했는데 이걸 언니한테 말해줬더니 우리가 이제까지 먹었던 젤라또는 좀 흘러내리는 제형이었는데 산처럼 쌓아놓고 파는 젤라또들은 그냥 퍼먹는 통 아이스크림이랑 똑같은 제형인 거 아니냐는 꽤나 예리한 추측을 내놓았다. 여기서 파는 건 젤라또라기보단 그냥 아이스크림이었지만 맛은 있었다.
여기 바로 옆에 있는 과일가게도 들러서 납작복숭아랑 체리를 사 먹었다. 엄마가 납작복숭아를 진심 매일매일 사 먹었는데 여기서 사 먹은 게 제일 맛있는 것 같다. 난 납작복숭아는 솔직히 한국 복숭아랑 똑같아서 그냥 그랬고 체리가 진짜 너무 맛있었다. 체리 강추!!🍒🍒
저녁은 컵라면을 다 먹고 남은 국물에 계란을 풀어서 계란찜처럼 먹었다. 계란을 2개, 4개씩 파는 게 있어서 간편하고 좋았다.
7일 차 (5/30)
La Lista Venezia

어제 갔던 음식점에 또 가서 브런치 메뉴를 먹었다. 베이컨 팬케이크, 오믈렛, 티라미수 프렌치토스트를 먹었는데 셋 다 너무 맛있었다. 여기 맨날 볼 때마다 사람이 많던데 그럴 만한 것 같다. 근데 메뉴판이 욱일기st라 그게 좀 거슬렸다. 브런치는 8시부터 12시까지라고 했다.

수상버스랑 택시 중에 고민하다가 버스도 충분히 비싸서 버스를 탔다. 인당 9.5유로고 AVM 어플로 예매하신 분 글을 보고 따라 하려고 했는데 인증번호 문자가 영원히 안 오길래 그냥 현장 가서 키오스크로 결제했다. 키오스크랑 노선도가 잘 돼있어서 현장 가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산 마르코 광장까지 2번 노선이 제일 빨리 갈 수 있긴 했는데 이건 너무 섬 안쪽으로만 다니길래 우리는 좀 멀리 둘러보고 싶어서 3.1? 5.1?번 노선으로 갔다. 솔직히 택시 탈 필요 없다. 버스로도 완전 만족!! 이 버스로 주변 무라노나 부라노 섬도 갈 수 있다고 한다. 베네치아 가면 화려한 유리공예품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데 이게 여기 특산품인 무라노 유리라고 했다. 원료를 자체 수급할 수 없어서 기술 유출을 우려해서 유리 만드는 사람들을 무라노 섬으로 강제 이주시켰다나 뭐라나.

산 마르코 광장은 두오모랑 비슷한 느낌이다. 성당 있고 종탑 있고... 근데 이제 바티칸만큼 큰 박물관을 곁들인. 여기서는 따로 예매 안 하고 그냥 겉만 둘러봤다. 왜냐? 궁금하지 않으니까. 여기서부터 숙소까지 30여분을 쭉 걸어 올라가며 여러 상점들을 구경했는데 좋았다.

되게 화려하게 진열해 놓은 곳에서 이런 디저트도 샀는데 거기서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 공장에서 만든 걸 박스에서 꺼내 진열만 하는 듯했다. 맛없었다ㅡㅡ
Al Leon d'Oro
Al Leon d'Oro · Venice, Metropolitan City of Venice
www.google.com

또 중식당을 들렀다. 사실 숙소에서 마트 갈 때 봤던 중식당을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검색을 잘못해서 여길 가게 됐다. 근데 거기보다 여기가 리뷰가 훨씬 좋았으니 럭키비키잔아.🤭🍀 탕수육, 새우볶음밥, 칠리새우, 마파두부, 지삼선을 먹었다. 탕수육, 새우볶음밥은 이미 먹어본 대로 맛있고 마파두부, 지삼선도 맛있게 잘 먹었다. 새우는 마라향이 나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집에 이미 음료랑 디저트가 한 바가지라 이 음식점에서는 딱 요리만 시켰는데 음료랑 디저트는 안 시키냐고 여러 번 물어보셨다. 우리가 메뉴 나올 때마다 환호했더니 사장님이 웃으셨다. 계산할 때 너무 맛있었다고 하니까 사탕도 주셨다...🥺💞

8일 차 (5/31)
아침은 또 컵라면과 짭계란찜을 먹었다. 전날 테르미니역에서 피우미치노 공항까지 가는 테라비전 버스를 예매했는데 버스 타는 장소를 보려고 구글 지도에 검색해 보니 리뷰가 최악이었다. 소매치기를 조심하라질 않나, 수용 가능한 인원수보다 티켓을 더 많이 팔아서 줄을 빨리 서라질 않나, 버스가 시간을 안 지키고 지멋대로 온다질 않나, 버스 멀미가 심하다 하질 않나... 뒤늦게 공항버스나 택시를 알아봤지만 버스가 환불이 불가능했다. 결국 운에 맡기고 버스 줄을 일찍 서기로 다짐했다.

기차를 타기 전 마지막으로 역 내에 있는 GROM에서 젤라또를 먹었다. 베네치아에서 로마까지 Italo(이딸로)로 3인 약 60만 원에 비즈니스석을 예매했다. 이전까진 그럭저럭 짧은 거리라 슈퍼 이코노미를 예매했었는데 이번엔 좀 긴 시간(4시간)을 가야 하기도 하고 비즈니스랑 이코노미랑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서 비즈니스로 예매했다. 근데 기차 탑승 시간이 다 돼도 플랫폼이 안 떠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는 와중에 10분 지연됐다는 표시와 함께 플랫폼이 떴다. 기차역을 지나오다가 연착이 되는 건 이해를 하겠는데 여기가 시작역인데 대체 왜때문에 지연이 된...? 암튼 온갖 쌍욕을 하며 민첩하게 줄을 서서 문이 열리자마자 개뚱띠 캐리어를 수납하고 자리에 앉았다. 좌석 간격이 넓고 음료와 간식을 주긴 하는데 솔직히 이코노미랑 큰 차이는 없다고 느꼈다. 기차에서 받은 쿠키는 로투스맛 나고 맛있었는데 커피는 맛이 없었다. 이탈리아... 커피의 나라가 아니던가? 근데 한국인 입맛에는 이탈리아 커피도 영 안 맞는다... 여행 내내 언니랑 엄마는 아아, 나는 아바라를 먹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다.
기차에서 내린 후에 테르미니역 안에 있는 맥도날드에 갔다. 좌석이 거의 없었는데 운 좋게 좌석을 발견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모니터에 대기번호를 띄워주긴 하는데 진심 딱 0.1초만 보여줘서 카운터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가 민첩하게 음식을 받아와야 한다. 사람이 엄청 많은데 음식이 엄청 빨리 나온다. 맥도날드를 잘 안 가봐서 햄버거 사이즈가 작은 것을 보고 당황했다. 다들 햄버거 하나로는 배가 안 차서 언니랑 엄마는 랩을 시키고 나는 스파이시 맥너겟을 추가로 시켰는데 랩은 또 크더라. 뭐지...
햄버거를 다 먹고 테르미니역 내부에 있는 화장실에 갔다. 지하철 화장실은 0.5유로였는데 여긴 ✨️NEW TOILET✨️이라며 1.3유로를 받더라. 명품관도 입구 하나마다 경호원 1명이 서있던데 여긴 무려 3명이 서있었다. 아니 화장실 너 뭐 돼...? 밖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지나가던 아저씨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 경호원들이 아싸ㅋㅋ 개꿀잼컨텐츠ㅋㅋ 하면서 보러 갔다. (구라가 아니라 진짜로 말리러 가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가서도 딱히 액션을 안 취하고 자기 수염 만지면서 구경하고 있었다.)

버스 시간보다 30분 일찍 가서 땡볕에서 기다릴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는데 다행히 타는 곳이 그늘에 있었다. 티켓에 적힌 시간보다 일렀는데 티켓 보여주라고 하더니 그냥 일찍 태워줬다. 리뷰에 캐리어를 미리 넣어놓으면 소매치기범이 가져간다길래 지키고 서있었는데 스태프랑 눈이 마주쳤다. 가방 걱정돼서 서있었다 했더니 스태프가 자기가 볼 테니 가서 타라고 했다. 예상 시간은 50분이었는데 차가 너무 막혀서 1시간 30분은 탄 것 같다. 우리 앞에 앉아있던 여자분은 시간을 타이트하게 잡았는지 복장 터져 죽으려고 했다. 우리는 다행히 3시간 정도 텀을 두고 탄 거라서 그나마 여유롭게 (멀미를 하며) 공항에 도착하길 얌전히 기다렸다. 우리는 운 좋게 버스를 잘 타긴 했는데 불안하다 싶으면 택시를 예약하는 것을 추천하고 교통체증마저 불안하면 기차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가격은 버스<기차<택시 이렇게 비싸진다. 각각 3인 기준 버스 21유로, 기차 48유로, 택시 50~55유로였던 것 같다.
공항에 도착하니 아직 탑승 수속은 안 열렸는데 한국인들이 줄을 쫙 서있었다. 아니 우리도 일찍 왔다 생각했는데...! 줄을 서있으니 갑자기 뒤에서 외국인이 아까왔었는데몇시에다시오라고해서지금왔는데줄이엄청기네요와우!!여기티웨이맞죠??어쩌구 하면서 말을 걸었다. 글쿤요... 네 맞아요... 하고 앞을 보고 있었는데 슈퍼 EEEE였는지 자기 뒤에 줄 선 다른 한국인들이랑 탑승 수속 밟기 전까지 얘기했다.
비행기 타러 가는 길이 진짜 멀어서 미리 가있는 것을 추천한다. 기내식은 갈 때랑 메뉴가 거의 똑같았는데 다른 블로그글에서 갈 때보다 올 때 기내식이 훨씬 구리고 치킨카레랑 쇠고기죽이 특히 구렸다길래 비빔밥이랑 소세지&계란을 먹었다. 비빔밥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소세지&계란이 진짜 부실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진심 거의 계속 기절해 있었다. 올 때는 10시간 좀 넘게 비행기를 탔다. 계산해 보니 베네치아 숙소를 나왔을 때부터 진짜 집까지 가는 데 꼬박 24시간이 걸렸더라.

이탈리아 여행 내내 선크림(온몸 다!!), 선글라스, 양산, 파스 필수! 소매치기 걱정돼서 핸드폰 스트랩이랑 도난방지 가방도 샀는데 소매치기는 괜찮았다. 여행경비는 인당 총 320 정도 썼다. 끝!
